향후 승진과 연봉 상승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인사평가는 ‘평가’라는 명칭에서 풍기는 뉘앙스와는 달리, 어디에나 통용되는 기준이 있지는 않습니다. 인사제도에 따라서 혹은 CEO의 경영철학에 따라 회사의 경영 목적에 따라 평가의 항목도 달라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자칫하면 인사평가에 대한 결과에 대해 근로자들이 납득을 하지 못하고 불만을 품는 일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죠.이런 경향이 얼마나 흔한지 알아보려면 포털 기사 검색란에 ‘직장인 인사평가’라는 키워드를 넣어 조금만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017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 인사평가 관련 인식조사에서는 대상 직장인의 75%가 조직의 인사평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한 취업포털이 2019년에서 같은 내용으로 조사한 경우에도 과반이 넘게 현재 다니는 회사의 인사평가 제도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이 근로자가 얼마나 자신의 역할에 제대로 임하고 있으며 성과가 좋은지 점검하기 위해 도입한 인사평가 제도,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요?
모두가 100% 공감하는 인사평가는 환상에 불과
객관성 부족한 인사평가 vs 우열 검증이 아닌 개선을 위한 피드백
▶보유 능력: 지식, 체력, 이해력, 판단력, 결단력, 개발력, 창조력, 기획력, 지도력, 통솔력, 섭외력… ▶발휘 능력: 규율성, 책임성, 협조성, 적극성, 일의 질, 일의 양, 업무 수행도… |
꽤 고전적인 인사고과 기준 항목으로 꼽히는 요시카와 교수의 능력 개념입니다. 1980년에 공개된 만큼 역사가 꽤 깊은데요. 40년이 지난 현재에도 인사평가 제도를 운용하는 기업 중 적지 않은 비율이 비슷한 느낌으로 근로자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멈추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객관적인 듯한 인사평가 요소들이 사실은 굉장히 주관적이며 심지어는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게 느껴진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신가요?
시험이라면 문제당 객관적인 채점 점수가 배정된다지만 근로자 한 명이 회사에 기여하는 정도와 개인적인 역량까지 데이터화하여 줄 세우기를 하기란 얼핏 들어도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꽤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딱딱하고 불합리하게 보이는 인사평가 제도보다는 피드백형과 성과형 문화로 옮겨가는 중입니다.
” 상급자가 하급자의 능력의 우열을 가르는 인사평가
VS
각 근로자가 서로의 업무를 피드백하는 성과평가”
여러분의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구글의 경우 해마다 2회씩 약 6명의 동료를 근로자 본인이 평가하며 잘했거나 부족한 일에 대해 서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동료 직원에게 어떤 도움을 건넬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첨부한다는 부분입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2016년, 숫자로 진행하던 인사평가를 끝내고 성과에 대한 꾸준한 피드백을 공유하는 것으로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공표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커머스가 좋은 사례인데요. 2019년, 카카오로부터 물적 분할을 한지 1년이 지난 시점에 핵심평가기준(KPI)이나 핵심 결과 지표(OKR) 모두 사용하지 않으며 인사평가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개인의 노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인사평가를 해야겠다면 ‘이렇게’
불만족을 줄이는 4가지 인사평가 테크닉
인사평가를 근로자 친화적이고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공감하지만, 한편으로는 손바닥 뒤집듯 기존의 시스템을 바꾸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회사도 상당할 텐데요.
점진적인 제도 개선 방법을 찾고 있는 경영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애초에 고전적인 인사평가의 단점을 조금만 비틀어 불만족스러울 만한 부분을 줄이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1.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절대평가’를 진행하세요.
직장인들이 회사 인사평가에 가장 불만족하는 이유로 ‘제도의 미흡함과 허술함’, ‘인맥 위주 평가’ 등을 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2. 목표 실행에서 생기는 어려움에 대해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세요.
향후 절대평가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더라도 근로자가 피드백을 상기하며 다음 평가에 대비하는 동기부여를 줄 수 있습니다.
3. 부하-동료-상급자가 서로를 평가하는 ‘다면평가’를 도입하세요.
위에서 아래, 즉 수직으로 내려오는 하향식 평가가 아닌 부하 직원이 상급자를, 동료 직원 서로를 자유롭게 평가하는 ‘다면평가’를 통해 소수의 관리자가 진행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방부, KEB하나은행, 삼성전자 등이 다면평가제를 시범 도입 혹은 부활시켜 시행하는 중입니다.
4. 평가 결과는 향후 기업 목표 수립에 적극 활용하세요.
인사평가는 단순히 누가 못하는가를 따져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절대평가에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은 직원들에게는 업무 코칭 및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해 주세요.
직원에 대하여 평가도, 피드백도 없는 기업은 무사안일주의에 빠지기 쉽습니다. 급진적인 인사평가 제도 폐지가 부담스럽다면 기존의 제도에서 미흡하거나 불만족이 큰 부분을 고쳐나가는 변화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