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퇴근 10분 전 회의는 눈을 질끈 감고 싶게 만들 만큼 곤욕스러운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조금씩 문화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회의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일수록 근로자들의 고통은 커집니다. 국내에서 2016년부터 매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회의 관련 설문을 보면 그 스트레스가 피부로 더욱 와닿습니다.
(선호하는 회의 스타일 조사, 복수응답)
1위: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회의 – 73.1%
2위: 해결방안을 찾는 회의 – 56.7%
3위: 회의 주제가 명확한 회의 –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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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부서 회의에 모든 참여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24.6%
[인터비즈&엠브레인 직장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 中]
하루 평균 회의 횟수 1회가 압도적인 41.5%, 2회는 20.2%(2016년)였으며 일주일 평균 회의 횟수 3.7회 중 불필요한 회의로 인식하는 경우는 1.8회에 달했습니다(2017년). 팀장급일수록 팀원급에 비해 하루 평균 회의 횟수가 많았으며 1회당 평균 30분에서 1시간 미만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2018년).
물론, 설문 대상에 따라 조금씩 결과는 다르겠지만 다양한 업종의 직장인 수 백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용이 대부분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좋은 회의와 나쁜 회의를 구분할 수 있을까?
탑다운 형태 의사결정이 야기하는 단점
조금 더 좋은 방향과 답을 탐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회의에 과연 좋고 나쁨이 존재할지 의문을 가진 분들도 계실 텐데요. 오히려 효율적인 해결책을 구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품질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여 조금 더 나은 방식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에서는 상급자가 회의를 소집하고 전반적인 진행도 맡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과거에는 더욱 높은 비율로 탑다운(Top-Down)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최고 결정권자가 앞서서 결정을 내린 후 실무자들이 세부 사항을 조정하는 방식을 일컫는 탑다운식 의사결정은 회의가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이라면 매우 익숙한 구조입니다.
좋은 회의는 탑다운의 단점을 반전시켰을 때 발현됩니다. 사내 직책을 굳이 통일 시키지 않더라도 결정권자 한 명을 중심으로 한 소극적인 회의 진행이 아닌,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고 이에 대한 코멘트도 자유로이 주고받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쁜 회의가 회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결정과 책임이 철저히 분리될수록 소극적 분위기 형성
배가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고 구성원을 이끌어가는 탑다운 방식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은 조금 더 나은 대안과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최고 결정권자의 강력한 목소리에 눌려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평적인 직장 환경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관료문화의 그늘이 자리한 탓입니다.
이처럼 수직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시 회의는 자칫하면 각종 상황에 대한 해결책, 보완점을 찾는 대신 일종의 브리핑으로 전락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최고 결정권자가 철저히 ‘결정’만 내릴 때 아이디어를 꺼낸 사람이 모든 업무의 책임을 지게 되므로 그 누구도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합니다.
만약 최고 결정권자가 우유부단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할 때에는 직원들이 참여한 회의는 그다음 회의의 이해를 돕는 데에 목적을 둔 ‘회의를 위한 회의’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생산적인 회의를 위한 TIP
효율과 생산성이 좋은 기업은 불필요한 업무에 시간을 버리지 않는다는 기본 조건을 만족할 때 완성됩니다. 나쁜 회의는 한정된 근무 시간을 너무도 쉽게 허비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선례를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좋은 회의 문화에 갈증을 느끼고 계시다면 아래 방법들을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첫째, 회의는 가급적 짧게, 조금만. ‘소소(小小) 익선’
만성적인 마라톤 회의는 모든 이들을 지치게 합니다. 정기 회의 횟수를 대폭 줄이고, 불가피하게 상시 진행하는 회의도 절반 이상으로 줄여보세요. 회의에서 꼭 나누어야 할 이야기를 제외한 업무 지시 및 진행 상황 확인은 개별 커뮤니케이션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둘째, 돌발적인 소집 대신 사전 공지 + 자료 공유
1년에 몇 번 일어나지 않을 긴급한 상황 외에는 최소 하루 전 회의 일정을 공지하세요. 또한, 공지와 함께 구체적인 안건을 언급해 각자의 역할 분담을 할 수 있게끔 이끌어보시길 바랍니다. 관련 자료를 미리 배포하면 회의 당일 굳이 출력하여 배포하지 않을 수 있어 비품 소모도 줄일 수 있습니다.
아키오 사장이 이끈 도요타의 경우 ‘회의에 자료를 들고 오지 않기’라는 원칙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직속 조직에서 간략하게 자료를 만드는 정도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셋째, 자리만 채운 허수아비가 되지 마라
기업 내 회의는 완성된 솔루션을 발표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사회 초년생일수록 자신의 의견이 묵인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까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중간 관리자는 이런 점을 감안해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제 어떤 의견이든 두려움 없이 낼 수 있도록 이끌 필요가 있습니다.
일주일, 하루 동안 진행하는 회의마다 참여자 모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신 적이 있나요? 기업 회의는 100점 만점, 100%의 완성된 답을 찾는 것이 아닌 모든 참가자가 가장 나은 답을 찾아 디테일을 잡아가는 시간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