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필요한 마케팅은 중장기적인 전략 대결에 해당합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이제 막 필드에 들어온 초보 마케터부터 한 기업의 이미지를 좌우할 베테랑 마케터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인데요.
130편 이상의 논문 기고, 수십 권의 마케팅 서적 집필에 더해 2002년에는 미국 마케팅 학회 선정 ‘마케팅의 1인자’, 2003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거장 50인’에 오른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글로벌 마케팅 시장에 통찰을 주었던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마켓 4.0을 대비해야 할 시기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산업 시기별 마케팅 전략>
1차 산업혁명(마켓 1.0)
품질 관리에 주력하는 제품 중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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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산업혁명(마켓 2.0)
대량생산에 따른 경쟁 우위를 위한 소비자 중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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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마켓 3.0)
컴퓨터의 등장, 스토리로 다가가는 인간 중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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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마켓 4.0)
ICT의 진화에 대응하는 테크+터치 융복합 전략
필립 코틀러는 고도로 기술이 발전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일수록 고객의 감성을 두드리는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2010년, 집필한 ‘마켓 3.0’에 이은 ‘마켓 4.0’을 통해 조금씩 달라진 마케팅 기법을 소개하였는데요. 마케팅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생각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전국의 ‘마알못’ 경영자를 위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마케팅 요소를 공개합니다.
마켓 4.0시대, 4A가 가고 5A가 오다
구매 경로를 파악하면 보이는 마케팅 전략
마케팅 전략은 20세기에 들어서 나온 개념이 아니며 지금으로부터 122년 전인 1898년, 미국의 엘모 루이스(Elmo Lewis)가 일찍이 AIDA 법칙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1920년, 롤렌드 홀(Roland Hall)의 AIDMA 모델이, 이후에는 데릭 루커(Derek Rucker)의 4A 전략이 등장하며 다시 한번 마케팅 지형에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4A의 경우 활용이 간단하고 적용도 쉬워 마케터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이론이었습니다.
<고객 구매 경로 이론 흐름>
AIDA | 4A | 5A |
주의(Attention) | 인식(Aware) | 인지(Aware) |
관심(Interest) | 태도(Attitude) | 호감(Appeal) |
욕망(Desire) | 행동(Act) | 질문(Ask) |
행동(Act) | 반복 행동(Act again) | 행동(Act) |
옹호(Advocate) |
필립 코틀러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지금까지의 주류로 인정되었던 전략과의 작별을 고하고 초연결 시대에 걸맞은 5A 경로를 제시하였습니다. 작은 상품 하나도 개개인의 고객이 아닌, 비슷한 취향과 조건을 갖춘 커뮤니티를 통해 호감을 얻는다는 점이 첫 번째 차이점입니다. 마음에 드는 서비스와 상품을 만났을 때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과정을 단순한 소비 심리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를 옹호하는 과정으로 설정한 부분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마케팅을 이해하려면 달라진 시장을 주목하라!
더욱 넓어지고 복잡해진 소비 구도
마알못 경영자라면 복잡한 이론보다는 조금 더 직관적인 마케팅 기본 원리에 대한 갈증이 앞설 텐데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시장 요소 세 가지만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첫째, ‘소비자는 단단하지만 유연해졌다’
과거에는 TV, 잡지, 버스 및 지하철 광고판 등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수단이 한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현재는 인터넷 포털은 물론, 개인 SNS 역시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현장이 될 수 있죠. 수천, 수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의 한마디에 알려지지 않았던 상품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필립 코틀러는 사회가 수직적인 형태에서 수평적으로 변화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다수의 소비자가 보편적인 제품을 찾던 시대에서 저마다의 개성과 취향을 대변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모인 이들이 활발하게 특정 제품을 리뷰하고 전파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잘 알지 못했거나 낯선 브랜드라도 소속된 집단, 비슷한 소비자층의 호감을 받으면 충분히 구매의사를 갖는 것이 현재 시장의 모습입니다.
둘째, ‘보수적인 경쟁구도는 막을 내렸다’
수평적인 사회는 생산자의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향수 브랜드의 경쟁자는 다른 향수 브랜드였다면, 이제는 다양한 향수를 월마다 공급하는 구독형 향수 서비스와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향수 DIY 서비스 등 더욱 복잡해진 양상을 보입니다. 똑같은 차량 제공 서비스라도 일반 택시, 우버, 카카오 블랙, 풀러스 등 세분화된 것도 동일한 상황입니다.
일부 대기업이 특정 서비스를 일관되게 장악하는 구도에 변화가 찾아온 형국인데요.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틈새시장을 노린 혁신적인 서비스가 침투할 기회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셋째, ‘개방적인 브랜드가 팔리는 상품을 만든다’
4차 산업혁명은 여러 기술이 서로 얽혀 완전히 새로운 상품으로 진화하는 시대를 몰고 왔습니다. ICT가 발전하면서 하이테크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익숙한 듯 새로운 서비스에 기대와 즐거움을 갖고 접근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등한시하지 말아야 할 점은 기술력 향상에만 매몰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제품과 서비스에 실수나 미흡한 점은 늘 발생합니다. 구매자가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 정서적인 공감을 놓치고 기계적인 오류 정정, 반품 진행, 정형화된 서비스 메시지만 반복하고 있다면 세 번째 요소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켓 4.0시대의 소비는 새로운 경험을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아쉬운 부분에 대해 소비자의 지적을 적극적으로 귀담아듣고 향후 제품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브랜드는 잠시 고달픈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향후 오히려 훨씬 좋은 평가를 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새로운 경쟁자를 발견하게 되거나 갑작스러운 소비자의 비판에 놀라지 마십시오. 수평적 경쟁을 인정하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미진한 점은 깔끔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해보세요. 소비자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재회하는 그날까지 열려 있는 관점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마켓 4.0 시대에 모든 브랜드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