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으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는 없다.
반드시 계단으로 올라가야만 한다. “
There is no elevator to success,
you have to take the stairs
-지그 지글러(Zig Ziglar)-
매일 발행되는 신문의 산업 섹션을 읽다 보면 ‘국내 스타트업, 미국 펀드로부터 200억원 투자’, ‘OOO인베스트, 미래 기술에 자금 베팅’ 등 큰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강렬한 헤드라인은 그 자체로도 여운을 주지만 내막에는 투자를 받기 위한 기업들의 엄청난 사투와 치밀한 협상이 포함되어 있죠.
투자 소식의 제3자가 아닌, 장본인의 입장에 선 경영자로서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별 노력 없이 막대한 투자를 받는 마법의 엘리베이터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꿋꿋하게 성공의 계단을 오르고자 하는 모든 리더에게 투자제안서 작성의 기술을 전해드립니다.
투자자가 싫어하는 투자제안서 세 가지 요소
1. 투자자는 ‘중언부언’을 싫어한다
자신의 기업을 투자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배포하는 IR(Investor Relations) 자료는 투자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투자를 받고자 하는 모든 기업들이 IR 자료를 공들여 제작한다는 이야기인데요. 문제는 모두가 만들기 때문에 자료의 퀄리티가 타 기업들과 손쉽게 비교될 수 있으며 뒤처지는 쪽은 투자에서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적지 않은 규모의 투자를 받으려는 기업의 간절함은 이해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정보와 비전이라도 페이지를 거듭해가며 반복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2. 투자자는 ‘사족’을 싫어한다
투자제안서를 작성해보았다면 기업의 설립 목적, 문제, 시장규모, 경쟁업체, 수익모델 등 꼭 들어가는 항목들은 머릿속에 이미 각인이 된 상태일 텐데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금 더 잘해보려는 열정이 자꾸만 불필요한 정보들을 포함시키는 실수를 만들게 합니다. 더욱이 제안서를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해당 정보가 꼭 필요한, 적어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사업계획서와 투자제안서 모두 스토리텔링이 중요하지만 투자에 매력적인 기업임을 어필하기 위하여 너무 많은 근거 내용들을 나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해하기 쉽고 눈에 잘 들어오는 핵심 포인트만 제시하는 쪽이 전하려는 내용을 잘 보여준다는 점을 유념해 주세요.
3. 투자자는 ‘투자제안소설’을 싫어한다
취업문을 두드리는 첫 단추인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과장하거나 허구로 지어가며 어필하는 것을 빗댄 ‘자소설’이란 용어를 알고 계시나요? 투자제안서 역시 자칫 방향을 잘못 잡으면 ‘투자제안소설’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비전과 공략 가능한 시장의 규모를 언급한 제안서는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납득 가능한 데이터와 전략이 부재하여 투자자에게 실망을 안기게 됩니다.
투자가 선행되어야 설계한 사업모델을 실현시킬 기회가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찬란한 미래와 잠재성을 이야기하지만, 무엇보다 집중해야 할 부분은 목표로 한 시장을 어떤 방법으로 공략할지 풀어내는 논리적인 서술입니다.
위험요소를 뒤집으면 보이는 투자 제안 공략
앞서 소개한 세 개의 위험요소가 품은 치명적인 오류를 피해가면 반대로 훌륭한 투자제안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위험요소 하나, ‘중언부언’ ▶ 목차 준수하기
[IR 자료 목차 구성 예시]
1. 회사 개요
1-1. 사업개요
*1~2 페이지 작성
2. 시장 분석
3. 자사 상품 및 서비스 소개
4. 경쟁사 분석
5. 자사 전략
5-1. 수익성 분석
*2~5 페이지 내외 작성
6. 투자 유치 계획(재무 계획 포함)
7. 팀 소개
*팀 전체 경력 사항 명시
투자제안서의 형식에는 대략적인 공통점은 있으나 정석으로 맞춰야 할 하나의 해답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위의 구성 예시를 포함해 타 업체의 IR 자료를 분석해 기업이 취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와 가장 알맞은 목차를 만들어보시길 제안합니다.
투자제안서에 중언부언식 서술이 나오는 이유는 목차에 내용을 무리하게 끼워 맞추려 할 때 나오는 것임을 기억해 주세요. 가령 모든 기업이 ‘팀 소개’를 넣지는 않으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이라면 반드시 관련한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요소 둘, ‘사족’ ▶ 요약본 만들기
투자자는 한, 두 개의 기업 투자제안서만 정독하여 열람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경쟁사 중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한 발 더 앞선 준비가 필요합니다. 투자제안서의 내용이 길어진다면 전체 분량에서 10%가량 줄인 요약본을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어디까지나 투자를 제안하는 쪽이 투자를 염려하는 상대의 편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제안서 마지막 항목에 특허, 실적과 같은 내용을 담은 부록을 넣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위험요소 셋, ‘근거가 부족한 서술’ ▶ 논리적 핵심을 확실히
투자제안서를 작성하는 기업은 십중팔구 사업계획서를 참고 및 요약하여 작성합니다. 만약 사업계획서의 내용이 부족하거나 정보가 산만하게 분포되어 있다면 투자제안서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간 과정에서 논리적 오류를 발견했다면 지체 없이 사업계획서부터 수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겠죠. 이 과정을 무사히 넘겼다면 논리적 핵심을 거듭 체크하며 기승전결이 확실한 투자제안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로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석 항목에서 1,000억이 훨씬 웃도는 목표를 정했다면 투자자는 고개를 갸웃할 것입니다. 경쟁사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자신의 업체가 세계 최초이며 라이벌이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아예 투자제안서를 덮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즉, 투자를 요청하는 기업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며 어떻게 시장을 공략하고 어떤 근거를 마련했는가가 투자자의 머리에 명확히 각인시킬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