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컨설팅 업계에 발을 들인지도 벌써 십수년입니다. 최근에는 신입사원 OT도 직접 진행하기도 하는데, 우리 시절에는 없었던 온갖 메뉴얼들을 보자 하니 ‘요즘 신입들은 참 복받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또 유튜브 같은 좋은 공부 수단도 있으니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일취월장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많아진 정보량과 높은 수준만큼 이 업에 대한 자세나 마음가짐에 대한 진지한(?) 정보는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실 분야를 막론하고 컨설팅이라는 일은 능력도 능력이지만 무엇보다 자세와 태도, 마음가짐, 책임감처럼 보이지 않는 덕목이 아주 중요한데도 말이죠. 능력은 당연하고 이런 덕목을 갖추면 고객의 만족과 직업적 완성도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훔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은 그간의 경험을 빗대어 컨설턴트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엄청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이 일을 준비 중이거나 무언가 정체된 후배 컨설턴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돈’ 에 연연하지 않기
연봉이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숫자에 연연하지 않길 권고합니다. 연봉은 능력과 실력에 비례하니까요. 능력은 경력이 쌓임에 따라 켜켜이 쌓입니다. 물론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특히 컨설팅은 고객 만족이 매우 중요한데, 능력은 고객이 느끼는 안정감과 만족감으로 직결되기에 우리는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회사는 자연스레 내가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기꺼이 게런티하게 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연봉’에 연연하다 크게 성공한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우선 내가 그만한 가치를 지녔느냐,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이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회사나 고객이 그 가치를 알아주느냐 마느냐는 사실 그 다음 문제인거죠. 처음부터 돈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당신의 가치는 언제나 당신이 어떤 자세와 태도로 컨설팅에 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 나만의 구조를 완성하라
그럼 능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저는 컨설팅의 능력은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 각기 다른 문제의 해결을 얼마나 잘 구조화해 나가느냐에 따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책이나 메뉴얼, 유튜브 영상만으로 배운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니어 시절부터 선배들의 솔루션을 얼마만큼 흡수하고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매우 중요하죠.
이건 어떤 분야의 컨설팅을 하냐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나만의 해결 공식만 가지고 있다면, 여기에 경험이 조금씩 덧대어 진다면 여러분의 컨설팅 능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3) 직간접 경험.. 마구마구 쌓기
대부분 컨설팅은 책상 앞에 앉아 고민만 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서점도 가고 사람도 만나고, 차도 마시고 술도 마시고.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들은 가리지 않고 경험하길 바랍니다. 직간접 경험이 누적되면 견문이 넓어지고 컨설턴트로서의 내가 꺼낼 수 있는 카드도 많아집니다.
그러다 보면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시원한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의 폭도 넓이 넓어지면서 고객은 당장 선택지가 많아진 것도 좋지만, 보다 질 좋은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어 더 좋습니다. 추가로 상식이 많아지면 어떤 고객이든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으니 관계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지금도 시간을 내어 서점에 갑니다. 요즘은 중소기업의 난제인 ‘마케팅’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중입니다. 마케팅은 중소기업 사업주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죠. 직접적으로 마케팅 컨설팅을 해드릴 수는 없지만, 고객사가 가진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게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부할 가치가 충분한 분야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관심가져 보시길.
(4) 언제 어디서나 겸손한 사람이 되길
마지막으로 컨설팅한답시고 머리 빳빳히 세우고 쓸데없이 당당하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 냄새 풀풀나는 컨설턴트가 되길 바랍니다. 내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임을 떠나서 나름 허점도 있고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항상 상기하세요. 그 누구도 반드시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컨설턴트로서의 최고의 미덕은 ‘겸손’입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정진하는 자세를 갖춘다는 건 반대로 그만큼 겸손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아무리 내 전문 분야라 해도 고객이나 상대를 가르치려 하는 자세는 좋지 않습니다. 그런 태도보다 상대와 공감하고 머리를 맞대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이자 그 분야에 있어 많은 공부와 경험을 했습니다. 고객은 어떨까요.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알 지 못하는 어떤 분야에 있어 통달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만나는 사람이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이기에 아직도, 언제나 경영자들의 경험과 지식을 존중하며 배우는 중입니다. 절대 잊지마세요. 우리는 생각보다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들이네요. 그런데 우리같이 한 번 생각해봐요. 우리는 저 당연한 말들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평소 느끼던 것들이지만 정리를 하면서 저 역시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네요. 아무쪼록 오늘도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