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隱退]
(명사)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
고용대란과 일자리 불안정 이슈가 불어닥치며 정부에서는 2022년부터 정년 연장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한민국의 ‘은퇴’는 예전보다 더욱 복잡한 심경을 담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인구난으로 인해 정년을 늘리고 은퇴 시기를 늦추는 움직임이 시작된 셈이지만, 사실상 일반 사기업의 경우 50대 중후반, 공공기관 정규직 기준으로도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사이에 은퇴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기업 CEO의 경우에는 은퇴하는 시점에 조금 더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느낌일 뿐 자리에서 내려온 후의 생활을 염두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CEO는 전문직과 더불어 꼼꼼한 은퇴 준비를 놓치고 현역에서 사업에 몰두하는 바람에 제때 세워야 할 은퇴플랜을 뒤늦게 시작하는 케이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경영자의 은퇴 후 모습은 각양각색
귀농, 창업, 은퇴이민까지… 포인트는 ‘준비’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눈을 뜨고 정해진 장소로 향하던 일상이 멈추고 또 다른 인생 항로를 결정해야만 하는 은퇴자는 저마다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종사했던 업계에서 멘토로서 활동하거나 완전히 다른 분야에 도전하여 다시금 청년이 된 듯한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혹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숨이 탁 트이는 농촌으로 돌아가 인생 이모작을 도모하는 경우도 있죠. 기업 CEO 중에서는 평소 눈여겨 본 사업 아이템을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창업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은퇴 후 이민을 고려한다면 은퇴와 함께 덜컥 실행으로 옮기기보다는 정해둔 국가에서 최소 1년은 현지인과 동일하게 지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은퇴 후 축적해둔 자산은 은퇴이민에 매우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생활범위를 송두리째 바꾸는 데에는 자금 이외에 문화적인 적응력과 대인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중요한 포인트도 있기 때문입니다.
은퇴 후 생활, ‘자금 관리’가 핵심
리스크보다는 현실적인 투자 선택을
아직 은퇴까지 조금 더 시간이 남아있다면, 실제 기업 경영자들은 어떻게 은퇴를 준비하고 다루는지를 참고해볼 타이밍입니다. 이들은 개인 IRA나 저축성 생명보험 등에 저축을 함으로써 은퇴 후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의 양을 늘리는 데에 적잖은 노력을 들입니다.
다만, 수입의 대부분을 무리하게 저축하거나 한 곳에만 몰아넣는 방식은 꽤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은퇴를 고려하는 CEO라면 앞서 언급한 IRA나 뮤추얼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분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와는 또 다르게 퇴직소득을 이용해 노후설계를 시작해보려는 분들도 계십니다. 넉넉한 시간을 두고 모험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투자방법을 선택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산과 관련해 은퇴 CEO가 관심을 두어야 할 곳은 상속 분야로 이어집니다. 많은 자산을 가진 이들일수록 어떻게 재산을 분배할 것인가를 치밀하게 계획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아직 특정한 플랜을 짜놓고 있지 않았다면 상속 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와 연락을 취해 경우의 수를 따져본 후 결정을 내려보시길 권합니다.
인생 2막을 위한 은퇴설계, 전문가와 함께
사업 경영의 무게추를 개인 자산 관리로 옮겨야
어떻게 하면 사업을 더욱 안정적이게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CEO는 밖으로는 시장의 흐름을 살피는 한편, 안으로는 직원들의 인사 및 복지 문제를 신경쓰며 바쁘디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계속될 것만 같던 시간은 점차 흐르면서 자신의 은퇴 시점도 뚜렷해지기 시작하기 마련인데요. 이때 얼마나 꼼꼼하게 은퇴 라이프를 설계했느냐에 따라 더욱 많은 가능성을 갖게 되는지와 불안함이 커지는지가 결정됩니다.
투자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치지 않고 뛰어드는 은퇴자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장기간 혼선을 거듭하는 증권사 기준적용으로 인해 가장 이득이 되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거나 과잉 리스크를 안고 비용을 들여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기업 경영에 쏟았던 열정을 자신의 은퇴 후 인생으로 옮겨야 하는 CEO들은 이제 모든 생활비와 질병치료비부터 자잘한 비용까지 모두 개인 자산에서 나온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경영자의 은퇴, 끝이 아닌 시작
인생을 24시간의 시간으로 치환했을 때, 이제 갓 성인이 된 20세는 새벽 6시,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며 몰두하는 30세는 아침 9시, 이미 은퇴했거나 앞두고 있는 60세는 오후 6시인 셈입니다. 대부분의 이들이 회사에서 하루 내내 열심히 근무한 후 퇴근하는 오후 6시와 마찬가지로 인생시계에서의 오후 6시는 그간 경영 일선에 있던 CEO들에게 개인의 생활로 돌아가는 퇴근의 시간이 아닐까요?
사전에서 ‘은퇴’를 찾아보면 ‘준은퇴’라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직임과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는 은퇴와 달리, 준은퇴는 ‘은퇴 후 일하고 싶은 만큼만 일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일’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TPI Insight는 무기력하거나 삶의 방향을 잃은 은퇴보다는 준은퇴로 인생의 2막을 재시작하는 CEO가 더욱 많이 생기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