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홍보물은 끝? 여전히 건재한 카탈로그의 세계

하나의 기업이 다수의 고객을 대하는 B2C부터 기업 간 거래를 진행하는 B2B까지 자사의 서비스와 상품을 알리는 홍보 수단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인류가 산업을 시작하고 현대적인 모습을 갖춰가면서 가장 오래 시간을 달려온 홍보 방법 중 하나로 ‘카탈로그’를 예로 들 수 있죠. 카탈로그에 담아내는 상품들은 일반 생활용품부터 아파트, 가구, 인테리어, 자동차 그리고 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어쩌면 디지털화가 확산되면서 인쇄 카탈로그가 종말을 맞이할 거라 예상했던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인쇄 카탈로그는 조금씩 모습을 변형하며 여전히 지금 우리 산업과 함께 숨을 쉬고 있습니다. 수많은 명함들을 보관하던 실물 명함 지갑 대신 각각의 명함을 스캔하여 저장하는 디지털 명함 보관 서비스나 지면 신문과 함께 발행되는 모바일 신문처럼 말이죠.

카탈로그는 온라인과 결합하여 인터넷을 기반으로 강력한 홍보수단으로 활용되는 중입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는 2020년형 카탈로그의 세계, TPI Insight와 함께 살펴볼까요?

해외 기업의 톡톡 튀는 카탈로그 활용법

상품 치수, 가격까지 없앤 카탈로그가 있다?

특정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기업에서 마련하는 카탈로그는 원래 다양한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영업사원이나 매장 점원을 만나지 않더라도 카탈로그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대체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상품의 가격과 상세 스펙 등의 세부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도록 인쇄되어 있는 것이 기존의 카탈로그였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카탈로그가 의외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가 존재하는데요.

사례 1 – BONOBOS, 화보집으로 다시 태어난 카탈로그

남성 의류 브랜드 BONOBOS는 카탈로그와 화보집의 경계를 무너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독특한 시도를 보였습니다. 댄디하고 멋진 남성 모델들이 스타일리시한 옷을 착용한 사진들이 포함된 대신, 재킷의 사이즈나 바지 길이 등의 세부적인 정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텍스트 자체가 모두 누락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개념대로 카탈로그를 알고 있던 소비자라면 당혹스러울 정도로 문자의 수를 대폭 줄였습니다.

BONOBOS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이들은 자신의 브랜드가 판매하는 멋진 의류에 꽂힌 고객이라면 구체적인 치수를 당장 알지 못하더라도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하여 인터넷에 접속할 것이란 사실을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사례 2 – IKEA, 고전적면서도 ‘힙한’ 카탈로그 마케팅

최근 한국에 첫 도심 매장 운영을 시작한 이케아는 일반 고객은 물론, 매니아층을 확보할 정도로 매우 똑똑한 브랜딩을 펼치고 있는 가구 제조 기업입니다. 이케아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조립하는 DIY 방식과 그에 걸맞는 가성비 좋은 제품 가격 외에도 북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매장 컨셉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일궈낸 바 있습니다.

단순하게 가구를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자신만의 디자인과 이미지를 구축하는 이케아는 카탈로그 역시 ‘이케아스러운’ 방식으로 제작하는 전략을 취했는데요. 실제 판매하는 상품이 조화롭게 꾸며진 모습이 포함된 이케아의 카탈로그는 잡지 형식으로 구성됩니다. 인테리어북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지닐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를 선보이는데요.

게다가 매년 카탈로그 인쇄를 진행해 매장에 비치하는 동시에 우편으로 배포하는 방식도 택해 디지털 마케팅에만 몰두하는 기업들과 구분되는 방법을 따르는 중입니다.

디지털과 손잡은 카탈로그의 진화

아날로그 방식을 버리지 않고 온라인 영역 개척까지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리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산업계에 큰 영향을 끼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상상 이상의 파급력을 보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위기 속에 빛나는 발상의 전환도 함께 탄생하였습니다.

JW홀딩스의 자회사 JW신약은 대면 영업활동에 치명적인 위험을 느낀 가운데, 아예 모바일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자 카탈로그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빠르게 주요 제품군을 대상으로 ‘스마트 e-카탈로그’ 작업을 마친 JW신약은 디지털 기기만 있으면 클라우드에 접속해 자사의 상품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쇄 카탈로그와 마찬가지이지만 디지털 방식으로 확인이 가능하며 동영상을 첨부해 시각적인 부분도 재정비한 점이 특징입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디자인 도구 판매 업체 홈디포는 카탈로그를 읽는 소비자군을 치밀하게 파악해 계절별 제품을 광고하는 주간 회보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종합 카탈로그를 분기마다 제작하는 한편, 구매 링크를 포함시켜 언제든지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디지털과의 연계점도 마련했습니다.


때로는 이미지만으로, 때로는 디테일을 살린 텍스트와 함께 공존하는 기업 카탈로그의 세계는 이제 쇼핑몰과 SNS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 없이 서로가 서로를 돕는 방식의 마케팅 흐름을 카탈로그 하나만 살펴보아도 금세 눈에 들어옵니다.

더 많은 기업 경영의 통찰을 얻고 싶은 분들은 TPI Insight가 발행하는 포스트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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