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수는 처음으로 2천만 가구를 넘어섰고, 그중 1인 가구는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합니다. 이렇듯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혼밥, 혼술과 같은 나홀로 문화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1인 가구는 소득 대비 높은 소비 성향까지 보이면서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중심축으로 떠올랐습니다. 예전에는 1인 가구가 ‘틈새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온전히 ‘메인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죠. 기업입장에서는 이렇게 점점 커지는 1인 가구 시장을 절대 무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1인 가구를 제대로 공략하려면 어떻게 마케팅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1인 가구의 소비 심리를 파고들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를 제안합니다.
‘가심비’를 따지는 1인 가구
과거에는 1인용이라고 하면 ‘작고, 가격이 저렴한’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1인 가구는 가장 싼 제품만을 찾지는 않습니다. 조금 값이 나가더라도 집에서 취미로 즐기고 싶은 제품을 턱턱 구매하고, 하루 알바비보다 비싼 청소 대행 서비스도 거리낌 없이 부릅니다. 이런 소비로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바로 자기만족과 행복입니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본인이 이 소비로 인해 달콤한 경험을 했다고 느낀다면 퍽 괜찮은 소비라고 느낍니다. 이제 1인 가구를 공략하려면, 무난한 수준의 가격, 품질, 기능성만을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제품, 서비스를 소비함으로써 소비자가 얻게 되는 차별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전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온디맨드가 아닌 온미맨드
O2O로 대변되는 ‘온 디맨드(On-Demand)’ 서비스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급격하게 발전했습니다. 음식 배달은 앱이 맡고, 미용실 예약, 자동차 수리도 O2O 서비스로 시간을 맞춥니다. 예전에 발품 팔며 집을 구했던 것도, 이젠 부동산 앱이 어느 정도 그 몫을 해주고 있고요. 무인택배함은 흔한 시설이 됐고, 가사를 대신해주는 청소 대행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온디맨드 서비스는 더욱 개인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 미맨드’라는 신조까지 등장했을 정도인데요. 온 미맨드란 on demand에 ‘me’를 합성해 만든 말로써, 서비스의 추세가 더욱 개인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관심사를 읽고 더 나은 제품을 추천하고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는 식이죠.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필요로 하는 상품을 알아서 제때 추천해줘야 합니다. 가령 결정 장애를 겪는 소비자를 위해 맞춤형 메뉴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처럼요.
제3의 사용자 의견 관리는 필수
일명 웹품이라고 하죠. 1인 가구를 비롯한 소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때 주로 웹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열심히 발품 팔며 제품과 서비스를 탐색한 후 구매 결정을 합니다. 즉, 광고보다는 SNS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정보나 이용 후기에 의존해 소비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마케팅할 때에도 사용자 입장에서 궁금증을 해결해 줄 ‘제3의 사용자’를 통한 의견 전달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더불어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는 이용 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도 있겠지요. 단순히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 관리 과정에 있어서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와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또한 마련해두어야 합니다.
1인 가구가 아닌 1인 체제
앞서 설명한 가심비나 온미맨드, 웹품 키워드는 꼭 1인 가구에게만 국한된 소비 트렌드는 아닙니다. 1인 가구가 아닌 다른 가구 구성원과 함께 사는 다인 가구들도 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나홀로 일상을 보내는 걸 선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CJ 제일제당이 소비자 빅데이터로 들여다본 HRM 트렌드를 보면, 1~2인 소인 가구에 비해 다인 가구가 HRM 제품을 반복 구매하는 트래픽이 더 커지고 있다는 걸 살펴볼 수 있습니다. 즉, 다인 가구 구성원도 1인 가구와 유사하게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고,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신선 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듯 1인 가구가 아닌 나홀로 일상을 선호하는 ‘1인 체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품이나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애플의 iOS12 에는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습관적으로 하는 일들을 단순화해 주는 기능을 넣었고,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지금 소비자에게 필요할 것 같은 기능들을 보여주죠.
앞으로 기업들은 1인 가구, 나아가 1인 체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서비스를 반영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그동안 관습적으로 행해왔던 마케팅 전략을 제고해, 1인 체제를 자극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