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쇼핑’의 주류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상행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은 VR과 AR 그리고 AI까지 4차산업혁명의 요소가 끊임없이 발전하는 중입니다. 온라인쇼핑 역시 전날 주문해 다음날 아침에 받는 ‘새벽배송’부터 매달 다른 콘텐츠와 상품을 만나는 ‘구독형’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습니다.
돌고 도는 것이 유행이지만 매년 귀기울일 수밖에 없는 쇼핑 트렌드. 이번 시간에는 작년의 트렌드 예상이 얼마나 맞아가고 있는지와 온라인 쇼핑 동향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데이터로 살펴 본 ‘2020 쇼핑 트렌드’
2030, ‘집’에서 산다(Buy)
‘편하고, 빠르게, 꼭 필요한 것만!’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며 2020년의 쇼핑 트렌드를 예상한 이들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오픈서베이에서는 20세부터 59세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 인식과 소비 행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인데요. 2019년 12월 20일에 공개된 자료이기 때문에 바로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020년 쇼핑 동향을 미리볼 수 있다는 묘미를 제공하였습니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2019년에도 외출보다는 집에서 머무르며 여가를 보내는 ‘홈족’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2030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이와 함께 가구 시장에도 활기를 띠는 한편, 대형보다는 소형에 집중되었다는 특징도 발견되었습니다.
가전 중에서는 이른바 ‘신가전’으로 분류되는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가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지점은 20대가 화장품이나 미용 관련 제품에 소비하는 대신 저축이나 ‘더욱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1년만에 주 이용률이 39%나 오른 네이버쇼핑과 46.7% 오른 쿠팡의 성장이 홈족+편리함+합리적인 소비에 집중하려는 소비자의 의지를 잘 보여줍니다. 오픈서베이에서는 빠른 배송과 간편한 결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더욱 많은 이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0년 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상위 5개 분야는?
–온라인 쇼핑 이용액, 작년 동월대비 15.6% 증가
그렇다면 실제로 2020년으로 넘어온 현재 온라인쇼핑 동향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통계청에서 3월에 공개한 1월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월대비 온라인쇼핑 이용액이 무려 1조 6,676억원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15.6%가 증가한 값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분야는 음식서비스(4,325억원, 69,3%↑)였고 뒤를 이어 음·식료품(2,283억원, 19,1%↑), 화장품(2,282억원, 25.4%↑)이 차지했습니다.
음식서비스의 경우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에는 5위를 차지했으나 가장 크게 증가한 분야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21.4%나 증가해 8조 2,730억원의 시장이 형성되었고 온라인쇼핑 전체 중 모바일이 66.8%를 차지하며 굉장히 큰 규모임을 증명했습니다.
통계청에서는 음식서비스가 다양화되고 밀키트와 같은 가정간편식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반영되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배송서비스 발달까지 합쳐지며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것이죠. 이 외에도 설 선물 구입이나 위생용품과 방역 관련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영향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언택트’ 소비 바람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간편한 온라인 쇼핑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전국감염 형태를 보인 2월과 3월에는 온라인쇼핑을 통한 물품 구매 비율이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9년부터 엿보인 홈족의 증가세와 새벽배송 등 배송서비스의 발달이 합쳐진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소비자를 온라인으로 향하게 만든 셈입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GfK는 국내 가전 시장의 매출이 1월과 큰 차이는 없으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대폭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가정의 대소사와 행사가 많은 3월의 특성상 가전 구매가 증가하지만, 이번 만큼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구매 비율이 높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용량 생필품이 늘어났다는 소식입니다. 언뜻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비대면 소비 생활을 일컫는 ‘언택트(Untact)’ 소비가 늘어나 전체적인 매출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부 생필품에 집중되는 현상으로 내수는 찬바람이 부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프라인 매장들은 더욱 더 곤욕을 치르고 있죠.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안정세를 찾는다면 언택트 마케팅에서 효과를 본 업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에서 기회를 발견한 유통업계가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어떤 시도를 보일지 기대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