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만 해도 IBM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는 칭호를 듣기에 충분했습니다. IBM은 기업을 대상으로 대형 컴퓨터를 판매하여 성공을 거뒀고, 대형 컴퓨터 시대를 계속해서 주도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스프트사(MS)는 달랐습니다.
MS는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정확한 것이었죠.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IBM은 컴퓨터 시장에서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도대체 왜 IBM은 개인용 컴퓨터로 성공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기업용 컴퓨터로 성공했다면 개인용 컴퓨터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것은 바로 ‘성공의 함정’ 때문이었습니다.
대형 컴퓨터로 성공을 맛본 IBM은 기업용 대형 컴퓨터 생산만을 고집했고, 이는 개인용 소형 컴퓨터의 강자 MS에게 왕좌를 물려줄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기업들
이처럼 기업이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일은 생각보다 흔한 일입니다. 성공의 함정(Success Trap)이란 미국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자 엘렌 랭거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을, 과거 경험에 사로잡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성공에 집착하다 몰락한 기업은 부지기수죠.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과거 성공에 집착해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지 않는다.
- 변화를 인지하더라도 이를 부인하며 과거 전략에 매달린다.
그 결과, 이들은 몰락의 길을 걸어갑니다.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지 않은 IBM이나 시장 환경 변화를 부인하며 과거 전략을 고수한 노키아처럼요. 이들은 충분히 성공했지만, 오히려 그 성공 때문에 다음 시장을 놓치는 중대한 실수를 범했고, 그 결과 개인PC와 모바일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업이 되었습니다.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그렇다면 어떻게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다음의 세 가지를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첫째,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성공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버릇이 있죠. “나 때는 말이야~” 하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지금껏 성공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그 다음으로 다가오는 시장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IBM에게 컴퓨터 시장을 빼앗은 MS는 이후 구글과 애플에게 모바일 시장을 빼앗깁니다. MS 역시 ‘성공의 함정’에 빠졌던 것이죠. IBM과 MS는 컴퓨터의 절대강자였지만, 그 성공은 소형 컴퓨터 시장 또는 모바일 시장에서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도전하는 데 익숙해지세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도전’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성공하면 할수록 도전을 꺼리게 됩니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의견에 반대하거나 다른 특성을 지닌 사람과는 거리를 두며, 주변에는 지지자들만 모여들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도전하는 사람을 주변에 두고, 스스로도 도전하는 삶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셋째,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성공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공한 전략’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다 보면, ‘새로운 전략’이 너무나 미약하게 보일 수 있죠. 결국 다시 과거의 전략을 추종하게 됩니다.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면 혁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미심쩍더라도, 도전한 일에 대해서 끈기를 가지고 기다리세요.
다시 IBM의 이야기로 돌아옵시다. 현재 IBM은 예전만큼 ‘컴퓨터 분야 최강자’는 아니지만, 훌륭하게 시장 변화에 적응하여 재탄생했습니다. 대형 컴퓨터 사업을 버리고 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합 정보 기술서비스에 집중한 것이죠.
이제 IBM의 컴퓨터를 쓰는 사람은 없지만, IBM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은 많습니다.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성공한 IBM. IBM을 통해 우리는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절대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정에 빠지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